장구통(울림통) 제작 기법
2026. 4. 29. 00:35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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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徐仁錫) 보유자는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장구 제작)으로 지정된 장인으로, 전통 방식 그대로 장구를 제작하며 그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의 장구 제작 기법은 단순히 악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소리의 울림을 과학적이고 예술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입니다.

1. 장구통(울림통) 제작 기법
- 재료의 선택: 주로 오동나무를 사용합니다. 오동나무는 가볍고 결이 고우며 울림이 좋아 장구통의 최적 재료로 꼽힙니다.
- 깎기 작업: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겉모양을 깎고 내부를 파냅니다. 서인석 장인은 전통 칼과 도구를 사용하여 안팎의 두께를 미세하게 조절하는데, 이 두께에 따라 장구의 음색과 울림의 깊이가 결정됩니다.
- 건조와 칠: 나무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오랜 시간 자연 건조를 거칩니다. 이후 전통 옻칠이나 카슈 칠 등을 통해 내구성을 높이고 수려한 외관을 완성합니다.
2. 가죽(장구 가죽) 제작 및 궁편·채편 조율
- 가죽 선택: 장구는 양쪽의 소리가 달라야 합니다. 보통 왼쪽(궁편)은 두꺼운 소 가죽이나 말 가죽을 써서 낮은 소리를 내게 하고, 오른쪽(채편)은 얇고 질긴 개 가죽이나 양 가죽을 사용하여 높은 소리를 내게 합니다.
- 무두질: 가죽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서인석 장인은 가죽의 두께를 일정하게 맞추는 정교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 조립 및 소리 잡기
- 철테와 줄(축성): 가죽을 고정하는 철테를 직접 제작하고, 무명줄이나 질긴 줄을 사용해 장구통과 가죽을 연결합니다.
- 부전 조절: 가죽의 긴장도를 조절하는 '부전'을 끼워 소리를 최종적으로 조율합니다.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고음과 저음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4. 서인석 장인의 특징
서인석 보유자는 과거 군부대 부근에서 드럼 등 서양 악기를 수리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 악기 제작에도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통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연주자가 가장 편안하고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이 그의 장인정신입니다.

장구가 가진 주요 매력 3가지
1. ‘비대칭의 조화’가 만드는 음양의 소리
장구는 양편의 가죽과 소리가 서로 다릅니다. 보통 왼쪽(궁편)은 두꺼운 소가죽을 써서 낮고 묵직한 소리를 내고, 오른쪽(채편)은 얇은 말가죽이나 양가죽을 써서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냅니다.
- 음양의 조화: 낮은 소리(음)와 높은 소리(양)가 하나의 몸통에서 어우러지는 것은 우리 국악이 추구하는 우주적 조화를 상징합니다.
- 역동성: 이 두 소리가 대비되면서 만들어내는 장단은 서양의 드럼과는 또 다른 입체적인 리듬감을 선사합니다.
2. 자연을 닮은 유연한 호흡
장구는 연주자의 호흡에 따라 소리의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신축성 있는 리듬: 메트로놈처럼 딱딱 끊어지는 박자가 아니라, 연주자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에 맞춰 장단이 밀고 당겨집니다. 이를 '밀고 다는 맛'이라고 하는데, 듣는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 감정의 투영: 기쁠 때는 경쾌하게, 슬플 때는 한없이 무겁게 연주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악기입니다.
3. 모든 국악의 중심, ‘지휘자’ 역할
국악 합주에서 장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습니다.
- 앙상블의 핵: 민속악, 정악, 사물놀이 등 거의 모든 국악 장르에서 장구가 빠지는 법은 없습니다. 다른 악기들의 속도를 조절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합니다.
- 흥의 기폭제: 장구의 '덩' 소리 한 번에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하고, 관객들의 추임새를 끌어내어 공연장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구는 그 특유의 '허리가 잘록한 모양(세요고)' 덕분에 시각적으로도 아름답지만, 직접 두드렸을 때 몸으로 전해지는 그 울림이야말로 진정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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